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아파트 청약 시장 붐이 일어났던 시기가 있다. 일명 부동산계의 '로또'라고 불리며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 청년, 신혼부부에게 인기를 끌며 경쟁률 또한 치열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경쟁이 줄어든 것도 모자라 심지어 당첨자들이 본 청약을 포기하는 사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한 지역은 자이 아파트인데도 절반이 계약을 포기하여 결국 무순위로 추첨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그래서 오늘은 전체적인 청약 시장을 한 번 훑어보기로 했다.
미분양이 점차 늘어난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작년 말보다 70%가 넘게 증가했다. 폭증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이다. 그중에서도 서울이 가장 심각한 현상을 보였는데, 작년 54가구 밖에 안되던 미분양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719가구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소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경기도 역시 35% 정도 증가했다. 이렇게 미분양이 갑작스럽게 늘어난 이유는 아마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이며 물가를 잡고자 시행한 금리 인상 때문일 것이다. 강서구 마곡을 기준으로 작년 13억에 거래되던 아파트가 현재 9억으로 4억 원이나 하락했으며 현재 금리는 평균 4-5%대로 갚아야 하는 원금을 생각했을 때 나중에 아파트를 매매하더라도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청약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청약을 포기하다?
이 제도를 만들게 된 것은 기존 무주택자들의 주거에서 오는 불안정함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함이 크다. 하지만 현재는 많은 외면을 받고 있다. 인천 검단 청약 당첨자는 811가구였지만 이 중 40%는 이를 포기했다. 사전청약에 당첨이라 사실상 최종 당첨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파트 자체를 포기한 것이다. 이는 단지 인천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닌 파주, 양주 등 전국 각 지역에서 포기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청약은 보통 사전 예약금, 중도금, 잔금 이렇게 나누지만 대부분 착공 시점에 잔금을 받는데 20년 하반기부터 집 값이 폭등하면서 착공 2년 정도 전에 앞서 미리 청약을 받는 사전청약을 도입하였다. 신청자는 미리 자신의 집이 생겼다는 안도감을 줄 수 있었으며, 당시 주변 시세의 6-80% 분양가를 책정했기 때문에 경쟁률도 치열했다. 심지어 최고 경쟁률이 38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지금 포기하는 현상들을 보면 아이러니할 수도 있다.
청약을 포기한 또 다른 이유?
포기한 이유 중 아마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하락 때문일 것이다. 청약 당시 상승하는 집 값에 로또가 당첨된 것처럼 기뻐하며 신청을 했겠지만 당시보다 많이 하락하였다. 그리고 이 가격에 비해 분양가는 변화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게 느껴질 것이다. 실제 일부 단지에서는 추정분양가와 주변 시세가 비슷해지거나 역전하는 사태까지 발생하였다. 사실상 아파트 가격이 폭증하던 시점, 당시의 고점을 기준으로 측정한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 계양의 경우 청약 당시 분양가는 3억 7000만 정도였지만 비교 단지가 최근 3억 9500까지 떨어지면서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만약 1억 정도만 대출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원금과 이자까지 생각한다면 무조건 손해가 발생할 테니 얼핏 봐도 들어갈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다. 무주택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제도가 이제는 외면을 받으며 기존에 자본을 많이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 오히려 기회가 생겨 의도가 변형되어 버린 상황인 것이다.
이탈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 청약을 포기하는 가구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H에 따르면 사전 청약 지역 8곳 중 반 이상이 예정보다 연기되었고 입주 예정일은 100% 늦춰졌다. 파주 운정 A23 블록 같은 경우 1년 4개월이나 뒤로 연기되었다. 청약 당첨자들은 입주 당시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하며 중도금 혹은 잔금 등에 대출을 이용한다면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도시 중심가에 청약이 현재 집중되어 있는 만큼 외진 지역으로 신청하는 사람들은 기존보다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경제 전문가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현재 8% 정도에 육박하며 앞으로 더 오를지도 모른다고 예견한 만큼 당분간은 매매만큼이나 청약도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며 전세 혹은 월세로 이목이 집중될 것이라 이야기 헸다.
사실 물가가 많이 오른 상황 속에서 무주택자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청약뿐 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부동산은 하락, 금리는 오르는 상황 속에서 이제 청약시스템은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닌 기존에 자산을 가지고 있던 부유층을 위한 제도가 되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한창 송도에서 포기자들이 나왔을 때 1 주택자들이 당첨되는 경우도 많았다. 부동산 시세가 거품이 꼈을 때 기준이 되다 보니 현재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물가와 금리의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 이번 연도 연말까지는 금리도 계속 오를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는데 아마 청약을 포기하는 가구수는 당분간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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